[엘레멘트컴퍼니] "우리나라 항공사 맞아요?" 파라타 항공이 외항사로 보인 이유 : 파라타(PARATA) 로고 디자인 비하인드
- lmnt

- 2월 3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2월 4일
글 : lmntcompany 한형민 디렉터
엘레멘트 퍼블릭토크 연재를 시작하며
지난 2025년 10월 29일, 엘레멘트컴퍼니에서는 브랜딩과 마케팅 현업에 계신 분들과 함께 프로젝트의 인사이트를 나누는 ‘퍼블릭토크’가 열렸습니다.
이번 퍼블릭토크는 기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파라타항공(PARATA AIR)’의 브랜딩 및 크리에이티브 제작 과정과 사전 설문을 통해 참가자분들이 궁금해하셨던 주제를 나누는 스몰토크 세션으로 진행되었습니다(관련 기사 : 토탈 브랜딩 에이전트, 엘레멘트컴퍼니 ‘퍼블릭토크’ 성료, 조선비즈, 25.10.31일자).
파라타항공의 브랜딩 케이스는 이미 지난 4월 최장순 대표가 이탈리아 토리노대학교(University of Turin)에서 열리는 국제 기호학 심포지움에서 그 기호학적(semiotic) 분석 과정을 공유하며 국제적인 공감을 얻은 바 있습니다(관련 기사 : 한-이탈리아 기호학 공동 심포지엄 성료… LMNT 최장순 대표 기조 강연. 동아일보 25.4.11일자).
이번 퍼블릭토크는 엘레멘트 특유의 인문학적 브랜딩의 어프로치를 업계에 소개하며, 국내 브랜딩 전략의 새로운 국면을 제안하고자 하는 목표로 기획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나눈 뜨거웠던 대화와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더 많은 분과 공유하기 위해 블로그 연재를 시작합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로 '브랜드 네임 개발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파라타(PARATA) 브랜드 정체성을 시각화하는 로고 디자인 과정'을 엘레멘트컴퍼니 한형민 디렉터가 소개합니다.


파라타 로고 디자인 과정

"루프트한자 같다"
"JAL 같은 느낌"
"외항사 같다"
"한국 항공사인지 몰랐다" '파라타 항공' 런칭 후 프로젝트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발견했던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단순히 '예쁘다', '세련됐다'가 아니라 특정 대형 항공사를 언급했다는 것입니다. 왜 사람들은 파라타에서 '외항사'의 인상을 받았을까요? 오늘은 로고 디자인 과정에서 어떤 전략적 판단과 관점을 중심으로 작업했고 어떤 의미를 담아냈는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1. 항공사 브랜딩에서 심볼이 결정적인 이유

항공사 브랜드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심볼입니다.
항공기 '꼬리날개'에는 대부분 심볼이 배치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핵심 요소로 활용됩니다. 공항이라는 거대한 공간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도 특정 브랜드를 즉각적으로 식별하게 만드는 힘이 여기서 나옵니다.
뿐만 아니라 심볼은 탑승권, 라운지, 모바일 앱, 공항 인포메이션 시스템 등 다양한 접점에서 브랜드 네임과 함께 지속적으로 활용됩니다. 대한항공의 '태극', 루프트한자의 '학', 진에어의 '나비' 심볼처럼 우리는 이름과 함께 심볼로 항공사를 기억합니다.
결국 심볼은 항공사의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핵심 요소입니다. 파라타 항공도 어떤 심볼을 만들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과제중 하나였습니다.
2. 시장의 불신을 신뢰로 전환하는 디자인 전략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우선 항공 산업 내 소비자 인식 구조를 분석했습니다.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LCC)는 젊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추구합니다. 기존 대형항공사(FSC)와 차별화하기 위해 강렬한 색상과 자유로운 그래픽을 활용하며 '개성'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항공사 선택의 핵심 요인은 감각적 이미지가 아닙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항공사 선택 속성의 중요도 1위는 '비행의 안전성'입니다. 항공 사고들은 통계적으로극히 드문 사건이지만, 발생 시 피해 규모가 크기 때문에 소비자 인식에 강하게 각인됩니다. 실제 사고율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 안전성을 희생했다'는 저비용 항공사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파라타항공의 경우, 경영난과 회생절차를 겪어야 했던 '플라이강원'을 생활가전 브랜드 '위닉스'가 인수하면서 또 다른 편견과 맞서야 했습니다.
"소형 가전을 제작하던 회사가 대형 항공기 운영을 잘할 수 있겠어?" 우리는 트렌디한 감각보다는 시장의 우려를 극복하고 FSC 수준의 신뢰도와 안정감을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 디자인 전략으로 설정했습니다.
3. 시대를 관통하는 원형적 메타포
그렇다면 '항공사다운 무게감과 신뢰감'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항공사다운 무게감과 신뢰감'은 주관적인 느낌이 아닌, 오랜 시간 축적된 조형적 문법에서 기인합니다.
우리는 전 세계 300여 개 항공사의 로고를 조사하며, 시대를 관통하는 원형적 메타포를 발견했습니다.

항공사 로고가 처음 만들어지던 시기부터 현재까지, 대다수의 항공사는 '새(Bird)'와 '날개(Wing)'라는 고전적 상징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새와 날개는 '하늘을 나는 인간의 꿈'과 '기술의 실현'을 동시에 상징하는 항공사의 원형적 메타포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의 가설을 세웠습니다. 오랜 시간 축적된 이 조형 문법에 가까워질수록 이용자는 무의식적으로 규모감과 신뢰를 느낄 것이다.
이 가설을 바탕으로 파라타 항공의 심볼 디자인에 착수했습니다. 단순히 새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익숙한 조형 언어 안에서 '비행의 안정감'과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를 어떻게 차별화해 표현할 수 있을까를 연구했습니다.
4. '비상'의 역동성 대신 '활공'의 평온함을 그리다
디자인적 차별화는 '어떤 순간을 포착할 것인가'에서 결정되었습니다.
기존 항공사들의 새 심볼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이 날개를 힘차게 펴고 상승하는 비상의 순간, 날개짓을 크게 하며 도약하는 순간 등 역동성을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다른 순간에 주목했습니다. 빠르게 날아오르는 새가 아니라, 하늘에서 안정적으로 활공하고 있는 새의 모습이었습니다. 속도보다는 안정감을, 힘보다는 균형감을 시각화하는 것입니다.


안정적인 비행을 표현하는 수평적인 활공 형태
새가 날개를 활짝 펴고 수평적으로 날아가는 형태를 기반으로 설계했습니다. 수평성을 강조하기 위해 원형 프레임 안에 배치했습니다.
고객 경험 혁신을 상징하는 원형 프레임
새를 감싸는 원형(Moon)은 항공업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고객 경험의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위닉스의 경영 철학을 담았습니다. 달을 관찰하기 위해 더 나은 망원경을 개발하는 대신, 우주선을 쏘아 달에 직접 가겠다는 '문샷 띵킹(Moonshot Thinking)'의 서사를 조형적으로 활용했습니다.
5. 외항사 같다는 반응이 의미하는 것
"루프트한자 같다", "JAL 느낌이 난다", "외항사 같다"는 반응들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여기서 '외항사 같다'는 표현은 단순히 '외국스럽다'는 스타일의 선호도가 아닙니다. 루프트한자와 JAL로 대표되는 대형 항공사의 신뢰성, 안정성, 그리고 규모감을 파라타항공의 심볼에서 느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항공사의 레거시, 즉 대형 항공사가 축적해온 조형 문법을 존중하면서도, '활공'이라는 차별화된 순간을 통해 파라타만의 정체성을 구축했습니다. 파라타항공의 심볼은 현재 다양한 브랜드 접점에 적용되어 새로운 HSC(Hybrid Service Carrier) 항공사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퍼블릭토크 3편에서는 항공사 디자인의 꽃, 파라타 항공의 리버리 디자인 제작 과정을 황의성 책임이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그럼 다음에 퍼블릭토크 3편에서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About lmntcompany
토탈 브랜딩 에이전트, 엘레멘트컴퍼니(lmntcompany)는 인문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브랜딩 연구공동체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로고나 캠페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사회와 개인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지를 탐구하며, 브랜딩과 마케팅 활동의 의미까지 재정립합니다. 우리는 상인의 지혜와 전략가의 냉철함을 동시에 추구합니다. 우리는 비즈니스 휴머니스트(Business Humanist)입니다.
Brand Strategy: 업의 본질 정의, 콘셉트 및 아이덴티티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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