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멘트컴퍼니] 현장에서 발견한 브랜드 인사이트: 베이커리 A사 리브랜딩 이야기
- lmnt

- 1월 19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1월 20일
글 : lmntcompany 전략팀

브랜드의 새로운 도전, 변화의 시작점
한국의 베이커리 시장을 대표해온 A사는 최근 주요 상권에 새로운 매장을 잇달아 선보이며 브랜드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습니다. 리뉴얼된 로고와 공간, 톤을 통해 브랜드의 이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인테리어 개선에 그치지 않습니다. 빠르게 재편되는 베이커리·디저트 시장 속에서, A사는 다시금 “우리는 무엇을 하는 브랜드인가?”라는 근본적 질문과 마주했습니다. 건강·웰니스 중심의 소비 흐름, 카테고리 전문점의 부상, 글로벌 시장 확장의 비전까지. A사는 이 모든 변화 속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의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었습니다.
진정성이 브랜드 자산이 될 때
A사는 1990년대 후반부터 ‘좋은 재료와 건강한 맛’을 꾸준히 이야기해왔습니다. 매장에서 직접 굽는 방식, 안전한 원재료 사용 등은 기업의 오랜 자산이었지만, 이 정직함은 역설적으로 브랜드가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갖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기업 간담회에서 A사의 진심이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베이커리 산업의 근로 환경에 대한 질문에 A사의 안전 관리 사례가 언급되며 "입사 이래 수년간 단 한 번의 인명사고도 없었다"는 담당자의 대답이 화제가 된 것입니다.
이 짧은 문장은 긴 시간의 신뢰를 증명했고, A사가 묵묵히 쌓아온 성실함과 진정성을 다시금 보여주었습니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도 강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겸손과 성실이라는 브랜드의 미덕이, 사회적인 신뢰의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결심했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진심을 조용히 말하는 대신, 경험으로 고객이 느끼게 하자.”
책상에서 현장으로 — 의미를 찾기 위한 인류학적 여정
브랜딩의 본질은 종종 책상이 아니라 현장에 있습니다. 우리는 보고서보다 매장 안의 공기와 인테리어, 음악과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소음, 사람들의 패턴을 관찰하는 데서 답을 찾았습니다.
해외 매장을 포함해 공식적으로만 네 차례, 비공식적으로는 2주간 현장 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팀원들은 주요 상권의 다양한 베이커리·디저트 카페를 수십 곳 탐방하며 ‘인류학적 참여관찰(Participatory Observation)’을 기반으로 고객의 행동을 기록했습니다.
매장에 양해를 구해 하루 종일 머물며 누가 누구와 오는지, 어떤 메뉴 앞에서 오래 머무는지, 봉투 가득 빵을 포장해 매장을 나설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손으로 기록하고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리서치가 아니라, 사람과 공간 사이에서 발생하는 의미의 층위를 탐색하는 민족지(Ethnography)였습니다.
‘빵이 구워지는 냄새, 트레이를 드는 손끝의 긴장, 자리를 떠나는 순간의 표정,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하모니’. 현장에서 관찰된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는 브랜드의 언어였습니다.

서로 달라보이는 고객, 하지만 모든 것을 관통하는 고객의 니즈는 ‘Refresh’
현장 관찰을 통해 A사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서로 다른 목적 속에서도 하나의 공통된 감정적 니즈를 공유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재충전을 원하는 직장인
친구 또는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회복하는 방문객
새로운 메뉴·공간에서 감각을 환기하는 젊은 세대
건강한 선택을 통해 몸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가족 단위 고객
이 모든 목적은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모였습니다.
고객들은 ‘회복(Refresh)’을 위해 A사 매장을 찾는다.
점점 더 많은 카페가 본질을 잃고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드는 ‘일터’ 같은 공간이 되어가는 시대에, A사는 여전히 몸·마음 그리고 감각이 쉬어갈 수 있는 ‘쉼의 장소’로서 존재했던 것입니다.



Fresh에서 Refresh로 — 브랜드 관점의 전환
A사가 20여 년간 구축해온 핵심 가치는 ‘Fresh(신선함)’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브랜드가 전달해야 하는 가치는 맛의 '신선함'을 넘어선 ‘감각의 회복'이 되어야 했습니다.
우리는 브랜드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Refresh’라는 개념으로 확장해 정립했습니다. A사가 제공하는 것은 단지 빵이 아니라 일상 속 휴식이자 감정의 환기입니다. 한 번의 매장 방문으로도 기억에 남는 ‘피크 메모리(Peak Memory)’를 남길 수 있도록 A사의 정체성은 Fresh에서 Refresh로 확장되었습니다.
새로운 네임의 세계관 확장
A사는 리브랜딩 과정에서 영문 약칭 기반의 새로운 네임을 사전에 도입했지만, 그 이름이 어떤 세계관을 담는지는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우리는 기존 브랜드명에 내재된 ‘매일’의 의미를 확장하여 “감각을 깨우는 오늘의 작은 여정”이라는 메세지를 담은 슬로건을 제안했습니다.
'매일'이라는 거대한 시간 단위를 '오늘'이라는 작은 순간으로 좁히고, 베이커리 방문 경험이 '작은 회복의 여정'이 되길 바라는 철학을 담았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 당신의 작은 여정이 시작되는 곳.’
브랜드 에센스가 정리되자, 이를 고객이 체감할 수 있도록 경험으로 번역하는 단계가 시작되었습니다.
A사 매장은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오늘의 작은 여정’을 완성하는 감각적 리프레시 공간으로 재설계되었습니다.
공간 조성에서는 근접공간학(Proxemics) 원리를 적용하여 쉼과 대화가 자연스럽게 분리되는 거리, 고객 눈높이에 맞는 조도, 소리의 레벨과 동선의 흐름까지 치밀하게 분석했습니다. 특히, A사는 매출과 직결되는 테이블 수 축소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면서까지, 고객이 진정한 회복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적 여유와 쾌적함을 최우선 가치로 확보했습니다.
프로젝트 전체 결과물을 모두 공개할 순 없지만, 새롭게 문을 연 매장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향기, 눈높이를 맞춘 디저트의 색감, 창가에 떨어지는 빛의 깊이. 이 모든 감각 요소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브랜드의 방향성을 자연스럽게 체감시키는 총체적 경험을 만드는 것입니다.
고객은 빵을 사러 왔다가 결국은 자신을 회복하고 돌아가는 감정의 여정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AI 시대의 현장성, 브랜드의 인간학
AI가 대부분의 분석과 제작을 대신하는 시대에도, 브랜드의 본질은 여전히 사람과 감각 안에 있습니다. 매장 안의 공기, 고객의 동선, 메뉴 앞에서 고민의 시간과 빵을 집어드는 작은 설렘. 이 모든 순간이 브랜드의 인간중심적 디테일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로고 교체가 아니라, 현장에서 발견된 사람의 이야기를 브랜드 언어로 번역해 내는 과정이었습니다.
엘레멘트컴퍼니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AI가 찾아낼 수 없는, ‘현장의 온도와 감각’이야말로 브랜드를 진정으로 움직일 수 있는 힘임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Fresh를 넘어 Refresh로. 오늘, 누군가의 작은 여정이 시작되는 곳.
About lmntcompany
토탈 브랜딩 에이전트, 엘레멘트컴퍼니(lmntcompany)는 인문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브랜딩 연구공동체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로고나 캠페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사회와 개인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지를 탐구하며, 브랜딩과 마케팅 활동의 의미까지 재정립합니다. 우리는 상인의 지혜와 전략가의 냉철함을 동시에 추구합니다. 우리는 비즈니스 휴머니스트(Business Humanist)입니다.
Brand Strategy: 업의 본질 정의, 콘셉트 및 아이덴티티 설계
Brand Experience: 고객 접점 중심의 총체적 경험 디자인
Brand Management: 지속 가능한 브랜드 관리 자문
Contact : forward@lmnt.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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